Art Dicourse & Critique

 

작성자 moam(admin) 시간 2023-03-16 16:34:00 조회수 116
네이버
첨부파일 :
동원_원문노견_2.jpg

“원문고(가)사첩심허   

 노견이서유안명”


원래 이 대련 글은 추사 김정희 50대 중, 후반 대표작에 속하는 작품으로 완전한 추사체로 넘어가기 바로 전 단계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작품 중 아직 골기가 덜한 획이 있기때문이다. 추사 원문은 ‘원문가사첩심허’라 되어 있는데 이 글의 ‘가사 (단정한 선비, 아름다운 선비)’를 동원 선생이 ‘고사 (높은 선비)’로 바꾸어 쓰셨다.


Tl0Upnonh7HL7BYfI4zeGTFIjhDn0X7_dH6XFFnm

 

추사의 원 작품 협서脇書까지 보면, 이 작품에 해서, 행서, 예서, 전서, 초서의 다섯가지 모든 서체의 특징이 고루 들어있음을 볼 수 있다. 보면 볼수록 또, 조금씩 더 알면 알수록  추사 선생의 대단함이 느껴진다. 협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묵림선생墨林先生이 십년 전 멀리서 괴선도拐仙圖를 보내 주었는데, 보답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야 졸렬한 글씨로로 받들어 올린다.”라 씌어있다. 


이 동원 선생 ‘원문노견’ 대련 작품을 보면, 얼마나 추사 글씨를 연구하고 익혔는지를 알 수 있다. 해서기운이 강한 큰 글씨로 거침없이 써 내려갔음을 알 수 있고, 마지막 부분에 ‘동원칠십오수東園七十五叟’라 관서하셨다. 현산 이현규의 삼촌인 동원 이우영 선생께서 75세시 부친 이영재 (1930~2020)께 써서 주신 것으로 부친께서 내내 소중히 간직하여 오셨다. 부친께서 ‘현산학당’에 다니기 시작하하신 때가 초등학교, 당시 소학교,를 졸업하신 후이니 1943년이나 1944년경으로 생각된다.* 道學 학당에서 가장 어린 학생으로 조카 현산 선생께 ‘도학道學’ 강의를 듣고 있던 부친이 마음에 들고 귀여우셨는지 ‘서법書法⋅필법筆法’을 가르쳐주셨다 알고 있다. 동원 선생의 글씨에 관하여는 박우훈 선생님의 논고 내용 중에도 볼 수 있다. 학문의 경지는 조카인 현산 선생이 높아 숙부이신 동원 선생도 조카로부터 ‘도학’을 배웠고, ‘서법, 필법’, 붓글씨에 있어서는 동원 선생의 이름이 높았다 한다. ‘도학道學’이 무얼까 궁금해진다. 보통 ‘도道’를 구한다 등의 의미로 유추하여 보면, ‘도 = 진리?’를 찾는 학문이라 유추할 수 있으나 아직 모호하다. 현산 이현규 선생의 도학은 다른 학문과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진다.** 우리의 나이도 그렇고 학문, 진리 등의 이름에 길⋅여정의 의미인 ‘도道’를 사용한 것도 ‘결과’만이 아니라 ‘그 과정’까지 중요하게 여기셨던 우리 선조들의 생각 철학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보게 된다.

 

*소학교를 졸업하신 부친께서 당시 친구들처럼 ‘논산공립농업학교’에 가지 않고 ‘현산학당’으로 가게되신 까닭은 부친이신 모운茅雲 이강호李康灝께서 일제강점기 식민교육을 받지 않도록 하신 때문이다.

**안정은, 「현산玄山 이현규李玄圭의 삶과 문장관」, (충남대학교 인문학연구, 2016) Vol. 105(4).


추사 대련 협서의 내용을 보면, ‘멀리 있는 아름다운 선비’는 당연히 청나라 문인이고 ‘다른 서책’은 청나라 서책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게 타당하나, ‘서양학자’들과 ‘서학西學⋅천주학天主學’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동원 선생께서 부친께 써주신 ‘원문가사’ 대련의 내용을 살펴보고, 동원 선생의 마음을 헤아리니 계속 문구가 머리 속을 맴돈다.


“저 멀리 아름다운 선비가 있어 문득 내 마음을 허락하고,

 늙어 다른 서책을 보니 오히려 눈이 밝아지네.”


"Deo, l'universo corregge tutti i torti."

       Religioni et Bonis Artib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