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작성자 moam(admin) 시간 2016-12-17 22:43:26 조회수 634
네이버
첨부파일 :

 담원薝園 서봉書奉 모운茅雲 이강호李康灝 10곡병曲屛

 

 

%EB%8B%B4%EC%9B%90_%EC%A0%95%EC%9D%B8%EB

 

담원薝園 정인보鄭寅普, 「담원薝園 서봉書奉 모운茅雲 이강호李康灝 10곡병曲屛」, 지본수묵, ea. 139 x 35 cm, 1945#, 모암문고

(고전번역원 오세옥 선생님 탈초·해석)

이 병장 해석을 오세옥 선생님께 부탁드린 이유는 먼저 저의 한학실력이 많이 모자르고 또 조부님에 관한 글이라 ‘윤색潤色’하고픈 욕심을 경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너무 잘 해주셔서 깊이 감사합니다.

 

 

 

1.
世風滔滔降 세상 풍조 점점 나빠지니
傾懷溯前昔 마음 돌려 지난날 회상하네
湖鄕詩禮古 호향*은 시와 예가 예스러워
先正尙遺跡 선정의 가르침 아직 남아있네
驅車論山道 수레(자전거) 달려 논산 길로 가자니
四望萬山碧 사방으로 일만 산이 둘러있네
片片秋雲行 편편히 가을 구름 떠가니

2.
俯仰生怵惕 올려다 보매 처량해지네
儒術盛淵源 유학**은 연원이 성대하고
貞素標矜式 곧은 성품은 모범이 되네
初六藉白茅 초육은 흰 띠풀을 깔았으니***
我潔逈的皪 고결함이 멀리서도 또렷하네
淸極光旁射 맑음이 지극하여 빛이 사방 퍼지니
人瞻千仞壁 사람들이 바라봄에 천길 벽이로세
淡然如無有 담담하여 있어도 없는 듯한데

3.
藤蘿道彌積 등넝쿨 아래 도가 갈수록 쌓이네
尼山芝草長 니산에는 지초 잘 자라고
巖扃重邦國 바위 문은 나라를 굳게 지키지****
渺渺那可接 아득히 머니 만나볼 수가 있을런지
後學歎靡適 후학들은 뒤따르지 못해 탄식하네
心事誰與盡 심사를 누구와 다 풀을꼬
佇立陽烏昃 우두커니 서있자니 해 기우누나
中吉舊要在 중길*****이라 예전 기약이 있었는데

4.
鷄黍欵遠客 참다운 벗******은 멀리 객이 되었네
板閣張蠟火 판각에서 촛불을 켜고
凉進窗四闢 서늘한 네 벽 창가에 나아가네
語笑歡不勝 담소하며 즐거움이 그지없어서
雲端指皓魄 구름 끝에 달을 가리키네
遏弦彩下燭 걸린 화살 촛불 아래 어른거리고
露氣橫練白 이슬 기운 흰 비단처럼 뻗어 있네
列坐前軒久 나란히 난간 앞에 오래도록 앉아서

5.
輸寫罄胸臆 심중 회포 남김없이 털어내네
演儀及史籍 연의 및 사적과
近聞到往識 근래부터 지난 지식에까지
出言永無閡 말하면 길이 막힘이 없으니
何異連筋脈 근맥 이어지는 게 어찌 괴이하랴
慷慨或於邑 강개한 사람 더러 고을에 있어
扺掌等晨隔 맞장구치며 새벽을 건너뛰네
信宿意未衰 이틀 묵어도 뜻이 쇠하지 않으니#

6.
陳書問酒炙 글을 써서 술과 안주를 구하네
最喜雅輪扶 무엇보다 우리 학문 부지하는 것 기쁘고
珍重見卓瓅 진중하여 탁월한 빛을 보이네
一道夐絶甚 한 가지 도******* 매우 아득하게 높으니
綺霞暎五色 비단 안개 오색 빛에 비추이네
獨往菩薩苦 유독 보살의 고행길에 갔다가
今朝不待覓 오늘 아침 바로 돌아왔네********
評圈驚老眼 논하는 글이 노안을 놀래키니

7.
抃蹈不自抑 너무 기뻐 진정이 안 되네
談及古書畵 얘기가 옛 서화에 미쳐서
玄齋何崱屴 현재의 그림 어찌 그리 기걸찬지*********
長幅有偉作 긴 화폭에 위대한 작품을 남기고
春村訪隱宅 봄맞은 마을로 은자 집을 찾아가네
厓巖斧劈峻 언덕 바위 깎아지른 듯 가파르고
淚流怒相激 줄줄 흐르는 시내 노하여 서로 부딪치네
長楊掃草岸 긴 버들가지 풀 언덕을 쓰는데

8.
盤陀渡口石 편편한 바위 나루 입구에 자리잡았네
一老杖過眉 한 늙은이 지팡이 짚고 지나는데
翛翛若自得 태연하게 스스로 자득한 모양새일세
觩角牛頭回 굽은 뿔의 소 머리 돌리니
牧豎引在搤 소치는 목동이 고삐를 손에 잡고서
擧手指有處 손을 들어 가리키는 곳은
香雪烘爐夕 눈송이 날리고 화롯불 타는 저녁이더라
錯落群木暗 들쭉날쭉한 뭇 나무들 어둡고

9.
奇松屈更直 기이한 소나무 굽고 곧고 하네
聞言興已發 듣다보니 흥이 이미 일어
那得展一覿 어찌하면 펼쳐서 한 번 볼까
曛黃方促膝 황혼녘에 한창 무릎 가까이 하니#
跫音動山寂 발자국소리 적막한 산을 울리네
欣然逢二客 반갑게 두 손님을 맞이하여
手携此眞蹟 손을 끌어 이 진적을 보여주네
自愧鹵莽者 어리석음 스스로 부끄러운데
江湖不捐擲 강호는********** 나를 저버리지 않았다네

10.
君家吾所諳 그대 집을 내가 아는데
茅村聞隱德 초가마을에 숨은 덕 소문났네
摳衣事美翁 학생들 모여들어 미옹을 섬김에
碩人操履飭 석인***********이 올바른 가르침 잡아주네
見君感百端 그대를 봄에 온갖 감회가 일어
鬢眉想來歷 귀밑머리 내력을 상상해보네#
拉雜因成詩 잡난스럽게# 시 몇 구절 이루었으니
無謂能染墨 문필 잘 한다고 말하지 마소

書奉 茅雲#
李兄 雅正
薝園
모운(茅雲) 이형(李兄)께 써서 올리니#
바로잡아주십시오.
담원(薝園)

 

담원薝園 정인보鄭寅普 (1893.5.6~1950.11.)
『담원薝園 서봉書奉 모운茅雲 이강호李康灝 10곡병曲屛』, 1945년
지본수묵紙本水墨
ea. 139 x 35 cm
Bequest of The Moam Collection

 

이 글은 정인보 선생님께서 잠시 전라북도 익산(윤석오 선생님)에 머무실때 이 전 약속을 지키시려 충청남도 논산에 계시던 이강호를 찾아 오셨을때 지으신 시 대병이다.

조부와 동년배셨던 윤희중 선생님도 계셨었다 알고 있다. 한가지 의문이 드는 점은 윤희중 선생님에 관하여 현재까지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조부께 서화감정을 권하신 분이 바로 윤희중 선생님이다. 윤 선생님댁 서화는 거의 (모두) 조부 손을 거쳤다. 또 하나 할일이 생겼다.

#1943년 혹은 1944년으로 생각되나 확인이 필요하다.

 *충청도. [수레: 자전거일 가능성이 크다.]

**유도, 유술, 유학의 도 - 전주 이 강자 호자 조부님 집안 유술의 연원이 성대함을 말한 것.

***초육은 …… 깔았으니 : <<주역(周易)>> 대과괘(大過卦)에 “초육은 깔되 흰 띠풀을 사용함이다.[初六 藉用白茅]” 한 데서 나온 말이다. 띠풀을 사용하여 물건 아래에 깔아놓는 상이니, 지극하게 공경하고 삼가는 것이다.  사람이 이처럼 행하면 편안함을 보존하여 허물이 없게 된다는 뜻이다. 0세상에 나서지 않고 지극히 삼가는 선비의 생활을 말한 것이다.

초효는 “흰 띠풀을 까니 허물이 없다”라고 묘사되어 있는데, 음효로서 겸손함을 상징하는 손괘()의 맨아래에 처하고 있음으로 지나치게 겸손하고 신중하지만 이것이 잘못은 아닌 것이다.

 初六 藉用白茅니 无咎하니라.     (자용백모 무구)

초육은 자리를 까는데 흰 띠를 쓰니 허물이 없느니라.
(약하고 어려운 초육이 제사를 지내러 산에 갔는데 흰 띠를 깔고 제물을 놓는 정성을
드리니 어찌 허물이 있겠는가)

상전 = 상전에 이르길 흰 띠풀로 자리를 깐다는 것은 부드러운 것이 아래에 있음이라.

誠心禱天 可免其厄 重力扶身 興家之策
성심으로 기도하면 그 액운을 면하고 힘써 몸을 부양함은 집을 부흥하는 방법이라.

밑바탕을 충실히 정돈하여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바위 문은…… 지키지 : 바위 문도 은사가 거처하는 곳으로, 나라를 지킬 중한 인물임을 비유한 말이다.

#니산에는 지초 잘 자라고: 논산의 옛지명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44544

충청남도 논산 지역의 옛 지명.
100.daum.net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205933&cid=40942&categoryId=33359

[본문] 높이 200∼500m이다. 본래 명칭은 니추산[尼丘山]이다. 공자의 부모가 이곳에서 기도를 한 후 공자를 얻었다고 하여 공자의 이름을 '구(丘)...
terms.naver.com

 (중의법)

#지초: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2163&cid=41826&categoryId=41826

산지에 절로 나는 다년생 풀(모균류)에 속하는 버섯. 뿌리는 약재와 물감으로 쓰임. 상서로운 상징으로 여김. [유사어]영지(靈芝).
terms.naver.com
공자와 신선이 사는 곳.

*****중길은……되었네 : 중길은《주역(周易)》 〈송괘(訟卦) 괘사(卦辭)〉에, “송은 성실함이 있으나 막혀서 두려우니, 중도(中道)에 맞으면 길하고 끝까지 함은 흉하다.[訟 有孚窒惕 中吉終凶]”라고 한 데서 나온 것이다. 계서(雞黍)의 벗은 진정으로 자신을 알아주어 죽음도 함께할 수 있는 참다운 벗을 말한다. 후한(後漢) 범식(范式)이 장소(張劭)와 헤어질 때, 2년 뒤 9월 15일에 시골집에 찾아가겠다고 약속을 하였으므로, 그날 장소가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 놓고는[殺雞作黍] 기다리자 과연 범식이 찾아왔으며, 또 장소가 임종(臨終)할 무렵에, “죽음까지도 함께할 수 있는 벗을 보지 못하는 것이 한스럽다.[恨不見死友]”고 탄식하면서 숨을 거두었는데, 영구(靈柩)가 꼼짝하지 않다가 범식이 찾아와서 위로하자 비로소 움직였다는 고사가 있다. 《後漢書 卷81 獨行列傳 范式》여기서는 난세의 어려움을 잘 피해 서로 만날 기약이 있었는데, 결국 이별 혹은 사별로 만날 수 수 없게 된 벗을 그리워하는 말인 듯하나 분명하지 않다.

訟, 有孚窒惕 中吉終凶 利見大人 不利涉大川.

송, 성심으로 경각심을 가져야 하니, 중도를 따르면 길하나 끝까지 다투면 흉하다. 대인의 덕을 따라야 하고, 대천을 건너는 것은 이롭지 못하다(대천을 건너는 것은 험한 송사를 끝까지 밀어 붙이는 일임).

 訟 : 참과 거짓(曲直)이 갈등을 빚는 것이 다툼인데 힘으로 다투는 것은 爭이고, 말로 다투는 것은 訟이다(죄로써 다툼은 獄이고 재물로써 다툼은 訟이다(爭罪曰獄,爭財曰訟;周禮·地官)). 또한 서괘전에서는 음식에는 반드시 다툼이 있다(飲食必有訟)하였으니 “사람은 재물 때문에 죽고 날 짐승은 먹을 것 때문에 죽는다(人爲財死,鳥爲食亡)”고 한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니, 재물은 항상 이를 탐하는 자들 간에 이익을 상충하게 하므로 다툼의 빌미가 된다. 그러므로 不親이다(訟不親也;雜卦傳)

有孚窒惕 : 성심으로 두려워하는 마음(경각심)을 가진다. 窒惕은 恐懼(畏懼;두려워하다)함이다. 공자는 미워하는 사람에 대하여 네 가지 유형을 들어 말한바 있다. “남의 단점을 말하는 자를 미워하며, 아래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비방하는 자를 미워하며, 용맹은 있으나 예법이 없는 자를 미워하며, 과감하기만 하고 융통성이 없는 자를 미워한다(惡稱人之惡者, 惡居下流而訕上者, 惡勇而無禮者, 惡果敢而窒者, 論語)”고 하였다. 여기에서 네 번째인 “과감하기만 하고 융통성 없이 꽉 막힌 사람”이 곧 도무지 통하지 않는자(窒人)이다. 꽉 막혔다는 것은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외곬수라는 뜻이고, 과감하다는 것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을 전부로 생각하여 사리를 잘 분변할 줄 모르고 망동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즉, 성찰하지 않는 사람, 남의 이야기를 들을 줄 모르고 귀를 막은 사람은 매사가 다툼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많다. 이 모두가 하늘의 두려움을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행실인 것이다.

 中吉終凶 : 두려움과 조심성 있는 마음을 가지고 중도를 따르면 길하고 끝까지 다투면 흉하다. 마음속에서 曲直이 서로 상반되어 갈등을 일으키는 가운데 스스로 중도를 취할 수 있다면 사심이 작용하지 않아 어느 한 편에 치우침이 없게 되므로 길하다. 여기에서의 中은 中正의 의미보다는 문맥상 終凶과 연계되는 문구로 보면 “원만히 중도에서 화해하다(中和)”는 의미가 될 것이다. 즉 대외적으로 송사를 끝까지 밀고나가서 終凶에 이르기 전에 중도에서 상호의 신의를 바탕으로 원만하게 화해하면 길하다가 옳을 것 같다. 뒤 따르는 利見大人은 中吉과 연결되고, 不利涉大川은 終凶과 연결된다. 편자.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phongss&logNo=220107969568

#판각 - 이 판각은 논산 전주이 강자 호자 조부님 집안의 시제時祭를 지내던 곳으로 추정되는데 확인이 필요하다.

******단재 신채호인듯 하나 확인이 필요하다.

#信宿意未衰 이틀 묵어도 뜻이 쇠하지 않으니

  陳書問酒炙 글을 써서 술과 안주를 구하네 - 이 부분 내용으로 미루어 3~4일 머무신 것으로 추정되는데 확인이 필요하다.

*******서화감정.

********이 부분 해제는 꺼려진다... 조부께서 논산에 머무실때 서화감정과 자문요청 등으로 댁에 년에 한 두번 오셨다 한다. 담원 선생님과 만나시기 위하여 당일 아침 논산에 도착하셨는데 당시 여정이 고되셨었던 듯 하다. 이 여정을 담원 선생님께서 '보살의 고행 길'로 묘사하신 것이다. 일제 강점기, 정직함, 서화감정 실력 등으로 특히 일본분들이 조부께 서화감정과 자문을 많이 구하셨다 알고 있다. 진짜를 가짜라고 할 수 없지 않나? 비난 받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일본에 있으니 더 잘 보관되어 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Yong-Su Lee, Art mseums – Their History, Present Situation and Vision: The Case of the R.O.K(Chicago: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2007), p. 63, 각주 105. 

#황혼녘에 한창 무릎 가까이 하니 - 조부께서 담원 선생님과 지기 윤석오 선생님께 현재 그림을 설명하니 더 자세히 듣고싶어 무릎을 맞대듯 가까이 하셨다는 내용이다. 

**********‘강호’는 한자는 다르지만 조부 함자이다. 담원 선생님께서 동음이의 한자를 차용하여 조부 함자를 넣어 시를 지으신 듯하다. 중의법.
***********석인(碩人)은 현인이나 덕이 높은 사람이라는 뜻이다.《시경(詩經)》 위풍(衛風) 고반(考槃)의 “산골 시냇가에 움막이 있나니, 현인의 마음이 넉넉하도다.[考槃在澗 碩人之寬]”라 한 데서 나온 말로, 고반 시는 산림에 은거하는 현자의 즐거움을 노래한 것이다.
#鬢眉想來歷 귀밑머리 내력을 상상해보네 -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왔는지 그 인생 내력을 상상해 본다는 내용이다.
#拉雜因成詩 잡난스럽게 -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즉흥적으로, Impromptu
#書奉 茅雲 - '모운'이라는 호를 써서 주다.(바치다) 


by 人靜香透

 

ⓒ 모암문고 茅岩文庫 The Moam Collection www.moamcollection.org

무단전재 및 도용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